
계절을 바꿀 때마다 나는 더 복잡해졌다 나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기분이 오히려 불편해졌다. 새로운 계절이 다가오는 설렘을 느끼기보다는 옷 정리, 신발 정리, 생활용품 교체 등 ‘해야 할 일’이 먼저 떠올랐다. 여름이 끝나면 얇은 옷을 정리하고, 겨울이 오면 이불과 패딩을 꺼내며 철마다 반복되는 옷장의 변화가 내 마음도 어지럽게 만들었다. 정리하지 않는다면 옷이 섞여 옷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었다. 서랍과 옷장은 언제나 계절에 쫓기듯 움직였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물건들 사이에서 ‘늦은 계절’처럼 뒤처진 감정을 느끼곤 했다.그러다 문득, 이런 계절 전환의 피로가 단지 물건 때문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되지 않은 건 옷이 아니라, 계절마다 떠오르는 감정과 기억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