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 줄인 건 물건이 아니라, 나를 깎아먹는 감정이었다 대학생 시절, 나는 쇼핑을 정말 자주 했다. 용돈을 받는 날이면 미리 위시리스트에 담아둔 옷을 하나씩 구매했다. 색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치마를 여러 벌 사는 일도 있었다. 결국 월말이면 항상 용돈이 부족했고, 나의 스트레스를 소비로 풀었던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취직한 이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피곤한 날에는 예쁜 옷을 클릭했고, 일이 힘든 날엔 향초나 노트, 인테리어 소품들로 공간을 꾸몄다. 물건을 사고 나면 당장은 기분이 좋아졌지만, 며칠이 지나면 다시 허전해졌다. 그리고 그 허전함을 또 다른 소비로 메우는 악순환은 계속됐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은 '자존감이 아니라 ‘소비로 포장한 자아’였다.나는 명품을 갖고 있으면 더 나은 사람이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