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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 직장생활 – 사무실 책상 하나가 나를 바꿨다

내 삶을 어지럽힌 것은 과도한 물건이 아니라, 선택의 피로였다 사무실 책상은 단순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문서를 쌓고, 커피를 올려두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일하는 장소 그 이상은 아니라고 여겨왔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평범한 책상이 내 일의 효율성과 감정 상태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어지럽게 흩어진 포스트잇, 쓰지 않는 문구류, 각종 장식품, 잡지, 버려야 할 쓰레기들에 둘러싸인 채 하루를 시작했다. 무엇부터 처리해야 할지 모른 채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은 점점 길어졌고, 집중력은 점차 낮아졌다.업무에 대한 피로는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시작 전의 불필요한 선택’들에서 비롯되었다. 이 깨달음을 계기로 나는 사무실 책상을 완전히 비우고, ..

미니멀리즘이 준 선택의 힘 - 결정 피로가 사라진 이유

선택은 자유가 아니라 피로였고, 미니멀리즘은 그것을 깨닫게 했다 나는 항상 결정을 잘 내리는 사람이었다. 내 능력 중 하나가 빠르게 판단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도 지쳐 있었다. 정확히 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에 피곤함이 몰려왔다. 그 이유에 대해 고민하던 중, 내 하루는 '선택의 연속'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옷을 입을지, 오늘 어떤 일을 먼저 처리할지, 심지어 어떤 음악을 들을지에 대한 사소한 결정들이 나의 에너지를 갉아먹고 있었다. 이는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이 불러온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였다. 미니멀리즘은 나에게 그런 피로의 근원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

미니멀리스트의 냉장고 - 먹을 만큼만, 채워도 비워도 만족

음식이 아니라 감정이 쌓여 있던 냉장고 자취를 하던 대학생 시절, 나는 냉장고가 꽉 차 있어야 마음이 놓였다. 무언가를 꺼내 먹을 수 있다는 여유, 식재료가 풍성하다는 것은 나에게 안도감을 주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바탕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은 바쁘게 사는 나에게 주는 보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문을 열 때마다 피곤함이 몰려왔다. 음식물들이 섞여 있는 냄새, 배달하고 남은 음식, 남은 반찬을 남아놓고 까먹었던 반찬통. 눈앞에 펼쳐진 이 작은 공간이 부담스러웠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 가득 찬 냉장고는 사실 내가 미처 정리하지 못한 계획과 감정, 미련의 축적이었다. 어떤 사람은 냉장고에 삶이 담긴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실감했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