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삶을 어지럽힌 것은 과도한 물건이 아니라, 선택의 피로였다 사무실 책상은 단순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문서를 쌓고, 커피를 올려두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일하는 장소 그 이상은 아니라고 여겨왔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평범한 책상이 내 일의 효율성과 감정 상태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어지럽게 흩어진 포스트잇, 쓰지 않는 문구류, 각종 장식품, 잡지, 버려야 할 쓰레기들에 둘러싸인 채 하루를 시작했다. 무엇부터 처리해야 할지 모른 채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은 점점 길어졌고, 집중력은 점차 낮아졌다.업무에 대한 피로는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시작 전의 불필요한 선택’들에서 비롯되었다. 이 깨달음을 계기로 나는 사무실 책상을 완전히 비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