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건을 버리면 공간은 비워졌지만,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내 방의 물건들을 하나둘 정리해 나갔다. 책을 줄이고, 무료 나눔을 통해 옷을 나누어주었다. 또한, 하루에 한 물건 버리기 활동을 진행하며 오래된 잡화와 장식들을 처분하며 공간은 점점 넓어졌다. 그 과정은 가벼웠고 해방감마저 느껴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리가 멈추었다. 문제는 내 것이 아닌 부모님의 물건들이었다. 내가 자란 집 안 곳곳에는 부모님이 십 수년간 간직해온 물건들, 오래된 기념품과 낡은 옷, 수명이 다한 가전제품들이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그 물건들을 볼 때마다 ‘이건 정리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손을 대려 하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리고 그것이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