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볍게 떠났더니, 더 깊게 머무를 수 있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여행 가방 싸는 일만큼은 늘 고민이 많았다. 날씨는 어떨까, 혹시나 비가 오지는 않을까 등을 걱정하였다. 또한, 월경이 갑작스럽게 시작되었을 때를 대비하여서 어떤 옷을 챙겨야 할까를 생각하며 이것도, 저것도 넣다 보면 가방은 점점 무거워졌다. 이 짐을 공항에 들고 갈 생각을 하니 출국 전부터 피로감이 쌓이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이번 여행은 완전히 가볍게 가보자’는 다짐을 하게 됐다. 짐 무게는 항공사 기내 반입 기준에 딱 맞춘 5kg, 그 안에 내 여행의 전부를 넣기로 한 것이다. 목적지는 유럽, 여행 기간은 16일. 누군가는 말도 안 되는 짐이라고 했고, 내 자신도 불안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여행은 지금까지 내가 떠났던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