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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과 MBTI - 성격 유형별 비움의 방식은 다를까?

성격이 비움의 방식을 바꾸다

 사람들이 미니멀리즘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정된 공간 속에서 물건을 줄이고, 마음의 평온을 찾으려는 현대인들에게 미니멀리즘은 단순한 정리법이 아닌 삶의 철학이 되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비우지 않는다. 성격이 다르면 비움의 기준도 다르고, 방식도 다르다. 나도 역시 미니멀리즘을 시도하면서 이 차이를 직접 경험했다. 나는 ENFP 유형이다. 따라서 나는 버리기를 시도할 때마다 '감정의 연결'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단순히 안 쓰는 물건이더라도, 그 물건과의 추억이나 상징성이 자꾸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래서 '미니멀리즘'이라는 하나의 목적 아래에서도 사람마다 출발점이 다르다. 또한, 미니멀리즘을 대하면서 걸어가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MBTI 성격 유형에 따라 미니멀리즘을 어떻게 해석하고 실천하는지, 그리고 각 유형이 어떤 방식으로 비움을 실천할 수 있는지를 탐구해보고자 한다. 나의 실제 경험과 함께 각 유형별 미니멀리즘 접근법을 풀어내며, 성격과 삶의 방식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들여다볼 것이다.


mbti와 미니멀리즘

감정형(F) 유형: 추억과 감성을 품은 비움의 방식

 감정형(F)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미니멀리즘을 단순히 ‘물건을 버리는 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들은 물건에 감정을 투영한다. 또한, 물건을 추억을 저장하는 그릇처럼 사용한다. 특히 ISFP나 INFP 같은 내향적 감정형은 오래된 사진, 손 편지, 여행지에서 산 작은 기념품조차 버리기 어려워한다. 그 이유는 그 물건에 담긴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나 역시 ENFP로서 미니멀리즘을 처음 시도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이 감정적 연결을 끊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물건을 바로 버리기보다는, ‘감정 기록 방식’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추억이 담긴 물건은 사진을 찍어 디지털 앨범에 저장한다. 그 사진 속에는 나의 감정이나 당시의 상황을 짧게 기록해 두었다. 그렇게 하면 실물은 정리되지만 감정은 지워지지 않는다는 심리적 위안이 생겼다. 감정형이 비움을 실천할 때는 ‘이별이 아닌 전환’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단순히 소유를 줄이는 것이 아닌, 감정을 다른 형태로 간직하는 방식이야말로 이들에게 맞는 미니멀리즘이다.

사고형(T) 유형: 목적 중심의 논리적 비움

 사고형(T) 성향은 물건과 감정보다 목적과 기능을 중시한다. 이들은 미니멀리즘을 ‘비용 대비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행위로 본다. 예를 들어, ENTJ나 INTJ는 물건을 볼 때 “이것이 나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던진다. 질문을 던진 후에,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정리해버린다. 나의 친구 중 INTJ 유형이 있다. 그는 자신의 책상을 보며 “내가 지금 이 공간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물건을 정리한다. 그래서 그의 작업 공간은 언제나 단정하고, 필요한 것만 있다. 사고형은 미니멀리즘을 통해 복잡성을 제거하고 사고의 흐름을 최적화한다. 이들에게는 비움이 곧 생산성이다. 따라서 감정적 애착보다는 논리적 기준을 설정해 ‘버릴 이유’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은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면서 오히려 심리적 자유를 얻는다.

외향형(E) vs 내향형(I): 에너지 흐름에 따른 비움 방식

 외향형(E)과 내향형(I)은 비움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다르다. 외향형은 비움 자체를 즐기지 않는다. 그 특성을 가진 사람들은 비운 뒤의 ‘공간 활용’을 더 중시한다. 새로운 활동, 사람들과의 모임,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위한 공간 확보가 그들의 미니멀리즘 이유이다. 예를 들어 ENFP나 ESFJ는 “이 공간을 친구들과의 대화 공간으로 바꾸면 어떨까?”처럼 확장을 전제로 정리한다. 반면 내향형은 ‘비움 그 자체’를 위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ISTJ나 INTP는 혼자만의 안정된 공간을 확보한다. 또한, 자극을 줄이기 위해 물리적 물건들을 줄인다. 나도 역시 내향적인 시간을 필요로 할 때는 책상 위의 모든 물건을 치워 마음의 소음을 줄였다. 외향형은 활동성을 위한 정리를 실천한다. 반면에, 내향형은 정적이고 사색적인 공간 구성을 위해 비움을 실천하는 것이다. 따라서 MBTI의 외향-내향 축은 미니멀리즘의 목표와 실행 방향을 뚜렷하게 갈라놓는다.

인식형(P) vs 판단형(J): 유연함과 체계성의 충돌

 마지막으로 인식형(P)과 판단형(J)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시간의 흐름’에서 차이를 보인다. 판단형은 계획을 세우고, 일정에 따라 물건을 정리하는 데 능하다. 즉, 매주 또는 매월 정리 일정을 잡고 주기적으로 비우는 식이다. 나의 부모님은 ESTJ이다. 이 유형은 집안의 수납공간마다 항목을 분류하고, ‘사용 빈도’에 따라 위치까지 체계화해두었다. 반면 인식형은 유연하게, 감정과 직관에 따라 정리를 한다. 나는 ENFP라서, 평소에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늘은 가방 안을 정리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 때만 비우는 스타일이다. 계획성은 떨어지지만, 감정이 동기부여가 되면 정리의 깊이는 상당히 깊다. 이처럼 J형은 꾸준한 정리 루틴으로 공간을 유지하고, P형은 충동적이지만 창의적인 방식으로 비움을 실천한다. 따라서 미니멀리즘의 지속 가능성은 자신의 인식 스타일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방법을 선택할 때 극대화될 수 있다.


나에게 맞는 비움이 진짜 미니멀리즘이다

 미니멀리즘은 단지 물건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이는 자신에게 꼭 맞는 방식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실천이다. MBTI는 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반응하는지를 알려주는 훌륭한 도구이다. 또한, 비움의 방식 또한 이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ENFP로서 감정과 연결된 물건을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각 성격 유형은 고유의 장점과 장애물을 안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맞춤형 미니멀리즘을 설계하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에는 정답이 없다. 단지 자신에게 ‘잘 맞는 방법’만 있을 뿐이다. 성격에 따라 다른 비움의 방식은 우리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나는 어떤 삶의 공간을 원하며, 무엇을 통해 더 가볍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그 질문의 답은 바로, 당신의 성격 안에 있다.